[석사논문] 이후경, 「1990년대 말 한국 영화에 나타난 공포의 양상 연구 : 한국 영화 <링: 바이러스>의 가족 표상을 중심으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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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7
[국문초록]
이 논문은 1990년대 말의 한국 공포영화를 분석하여 IMF 사태 이후 경제적 위기로 대중이 직면한 두려움과 영화가 재현한 공포의 관계를 밝히고, 경제적 위기로 변화된 사회의 단면과 대중의 심리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므로 1990년대 말에 상영된 영화 <여고괴담>, <링: 바이러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분석하여 사회의 변화와 대중의 관계를 해석했다. 또한 가족 표상이 두드러진 <링: 바이러스>를 연구의 중심 대상으로 삼아 대중이 경험하는 경제적 위기와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괴물’의 관계를 고찰했다.
공포영화를 부활시킨 대중 심리의 기저에는 현실의 문제가 잠재되어 있었다. 1990년대 말의 대중은 경제적 위기로 발생한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포영화를 선택했다. 대중은 현실에서 대면하는 막연한 두려움을 ‘괴물’을 통해 구체화하려 했다. 공포는 무의식의 기억이 현재의 경험과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하며 기억은 현실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매개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괴물을 통해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대중의 기억에 중점을 두었다.
2장에서는 대중의 두려움에 공존하는 ‘불안’과 ‘공포’를 분리하여 ‘공포영화’를 재정의했다. 공포영화는 혼종성(混種性)으로 인해 개념적 범주를 확정하기 어렵다. 이 논문에서는 ‘horror film’에 초점을 두고 좁은 의미에서 ‘한국 공포영화’를 정의하려 했다. 그 후 영화를 관람하는 수용자의 양상을 확인하려 했다. 공포영화의 관객은 불쾌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장르영화의 관객과 다른 양상을 갖는다. 영화가 제공하는 ‘공포’를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의 ‘공포’와 비현실의 ‘공포’가 맺는 관계를 파악하려 했다.
3장에서는 <링: 바이러스>에 재현된 가족이 ‘괴물’을 통해 갖게 되는 공포심의 원인을 파악하려 했다. ‘공포’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다른 대상과의 관계맺음을 통해 ‘공포감’을 유발한다. ‘공포’와 ‘죽음’, ‘시간’, ‘의지’가 맺는 관계를 분석하여 공포를 경험하는 이유를 확인했다. 이러한 영화의 공포는 현실이 공포를 재현한 것이다. 따라서 관객이 느끼는 공포감은 괴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억압된 내면의 ‘친숙했던 무언가’에 의한 것이다. 프로이트가 주장한 ‘두려운 낯설음’을 바탕으로 <링: 바이러스>를 분석하여 관객이 느끼는 공포의 실체를 파악하려 했다.
4장에서는 <링: 바이러스>의 ‘괴물’과 사회의 관계를 확인하려 했다. IMF 사태 이전의 한국 공포영화에 나타나는 괴물은 억압받는 여성을 상징했다. 그러나 <링: 바이러스>의 괴물은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자본과 유사한 속성을 갖는다. 더구나 ‘양성구유’라는 신체적 특이성은 타자의 새로운 모습을 암시한다. IMF 사태 이후 변화된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가족’ 관념을 통해 고찰했다.
<링: 바이러스>에 등장하는 괴물은 이전 영화의 괴물과는 다른 태도를 취한다. 경제 위기 이후 한국 사회는 새로운 주체의 요건을 제시했고 이를 충족하지 못한 기존의 주체는 타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굳건하던 주체의 위상이 흔들리자 억압된 타자의 기억은 괴물의 형상으로 왜곡되어 드러났다. 괴물은 관객의 무의식에 은폐된 타자로서의 욕망을 각성시켰고 이를 확인한 관객은 희열과 함께 공포를 경험했다.
[주제어]: 공포, 영화, IMF, 링: 바이러스, 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