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이정민,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작품에서 나타난 자본주의의 물신성 연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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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7
[국문초록]
본 논문은 알폰스 무하의 작품과 그의 생을 대상으로 하여 정신분석의 방법론에 의거하여 자본주의의 물신성에 대해 탐구한다. 정신분석학의 시각에 따르면, 이러한 물신성은 도착(perversion)이라는 정신 작용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논문의 서두에는 물신의 여러 양상, 즉 종교, 상품, 성의 물신 행위를 비교함으로써 도착의 개념을 정립하고 그것의 구조를 파악하며, 이를 바탕으로 19세기 화가 알폰스 무하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물신성에 대해 탐구한다.
무하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일종의 광고 포스터로서 자본주의의 근본 원칙인 잉여 가치의 생산에 기여한다. 그의 주요 작품인 『지스몽다』, 『JOB』, 『‘네 가지’ 연작』 등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표현하는데, 본 논문에서 주로 탐구하는 것은 이러한 것들이 개인의 정신 속에서 어떠한 도착적 기제를 자극함으로써 물신적 행위가 완성되는가에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작품들 안에 표현된 것이 단순한 인물이나 패턴 등이 아닌 이상화된 상품의 이미지라는 데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며, 그를 접하는 이들에게 일정한 환상을 심어줌으로써 상품 구매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점에 대해 세밀하게 탐구하고자 한다.
이에 비추어 알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물신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상품 구매를 통해서 개인에게 욕망이 실현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줌으로써 구동력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상은 정교하게 조직된 이데올로기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종의 허위의식으로서, 실상 환상이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감추려 한다. 이러한 논의에 비추어 볼 때, 무하의 광고 포스터는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도상적 반영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기만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인생 후반부에 무하가 과거의 상품 물신적 형식을 버리고 슬라브 민족을 표현의 대상으로 삼게 되면서 이러한 행태는 변화를 겪는다. 과거의 무하가 자본주의적 도착에 고착되어 광고 포스터를 그렸다면, 말년의 무하는 숭고를 지향하며 일종의 종교화를 그림으로서 그의 정신적 외상이라 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물신성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무하의 일생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도착적 행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으며, 동시에 그의 작품에서 그러한 도착성이 도상의 형식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에 대해 실마리를 던져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요소들을 분석함으로써 얻어지는 자본주의의 구동 원리를 비판함으로써, 자본주의가 그의 구성원들에게 정신적 외상을 강요하며 환상을 통해 그것의 모순을 감추려고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하고, 또한 궁극적으로 이러한 도착성의 극복 가능성을 논하고자 한다.
[주제어]: 물신성, 자본주의, 알폰스 무하, 정신분석,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