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논문] 김상미, 「한국전쟁과 분단 이미지의 기원과 재생산 : 사진의 기록성과 예술성의 관계를 중심으로」, 2011
- 비교문화협동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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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6
[국문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분단→전쟁→분단의 고착화'의 과정으로 진행된 한국 현대사 속에서, '전쟁'과 '분단'의 이미지가 사진이라는 재현의 매체를 통해서 형성되고 해체되는 양상을 검토해 보는 것에 있다. 전쟁 이후의 공동체적 기억의 형성과정 이면에서, 정치적으로 선택/배제된 사진은 1960~1990년 사이 전쟁을 기념하면서 형성된 개인의 기억이 역사적 기억으로 승화(昇華)되는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이러한 인식하에서 한국전쟁 관련 사진을 변모되는 역사인식-상이한 사회문제의 인식-과 문화의 담론적 맥락 속에서 재조명해 보았다.
과거 기억의 정치화를 위해 한국전쟁기 보도사진을 통해 형성된 공식기억은 '자전적 기억'과 '역사적 기억'사이의 틈새를 봉인하였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조건은 사진을 선택한 주체에 따라 각기 다른 전쟁 이미지를 생산하고 그에 부가되었던 담론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되는 측면은 한국전쟁 이미지의 기원은 한국전쟁기 보도사진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이 기원으로서의 한국전쟁 이미지는 그동안 잊혀 진 국내사진가의 위상과 그들의 사진사적 위상을 통해 드러난 고유성과 보색대비를 이룬다. 공식기억을 탄생시킨 국내의 이분법적 분단 상황에서도 종군 사진가들은 다양한 사진전(展)과 사진(집)을 통해 그들의'자전적 기억'을 진일보시킨 독자적 시각을 사진에 접목시켰다. 그들의 영향력과 평가는 기록을 넘어선 예술성과 숭고미(崇高美)를 갖춘 현대 사진의 기원이라는 새로운 규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공동체적 기억'을 접한 전후세대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는 상이한 전쟁기억을 형성할 수밖에 없었고, 스스로 한국전쟁을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한국 전쟁 이미지' 즉 '분단 이미지'를 생성시켰다. 이는 전쟁 관련 사진의 주제화라는 관점에서 규명할 수 있다. 한국전쟁사진 그리고 전쟁관련 사진을 통해 기억/망각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며 세대별로 '새로운 전쟁 이미지'를 탄생시켰는데, 이는 사실 전후세대가 발견한 '자전적 기억의 형성 과정이었다.
전후세대에게 한국전쟁은 '자전적 기억'과 '공동체적 기억' 사이에서 내재화되는 방식을 통해, 한국전쟁 이미지가 보여주고 또 이 과정을 의도적으로 보여 지게 하면서 분단 상황을 인식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그들이 체험하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새롭게 대상화하는 시각이다. 그것은 기억과 망각의 지속적인 전도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한국전쟁기 그리고 그 이후 전쟁문제를 다룬 사진에 대한 총체적 접근이 사진이란 매체 자체에서도 나타나 '공동체적 기억'의 형성 과정 자체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쟁기념관(물)을 통해 형성된 공식기억의 장(場)은 사진과 그 밖의 장르교섭 방식을 통해 점차 기록에서 미(美)적 영역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대별·주체별로 살펴본 사진을 통해 한국전쟁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기원은 여전히 한국전쟁기 보도사진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당시 국내 종군사진가의 재조명과 그 사진을 재발견하고 재구성했던 역사적, 사회적 맥락 그 자체는 지속적으로 검토되어야할 대상이다.
[주제어]: 한국전쟁사진, 전쟁기념관(비), 기록성, 예술성, 전쟁사진전(展), 공동체적 기억, 자전적 기억, 공식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