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논문] 김소현, 「생태민속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강릉단오제 주신(主神) 연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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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7
[국문초록]
본 논문은 생태민속학적 관점에서 19세기 이후 강릉단오제의 주신(主神) 변화 동인을 고찰한 연구이다. 본 연구의 주된 목적은 19세기 이후 강릉출신의 승려 범일(梵日)이 강릉단오제의 주신(主神)으로 좌정한 이유를 생태민속학적 관점에서 밝히는데 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종교나 정치의 거대한 변화와 흐름 가운데 수동적으로 반영된 신격(神格)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강릉 주민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사 반영물로서의 주신(主神) 변화를 고찰하고자 한다. 강릉단오제의 주요한 신(神)은 대관령 산신(大關嶺 山神)으로 여겨지는 김유신(金庾信), 대관령 국사성황(大關嶺 國師城隍)으로 불리는 범일(梵日), 그리고 대관령 국사여성황(大關嶺 國師女城隍)이다.
본론에서는 첫 번째로 강릉 지역의 자연환경 및 인문환경적 특성을 살펴보고, 강릉에 발생한 자연재해 양상과 주민들의 대처방법을 고찰하였다. 이는 강릉단오제의 치제 대상이 되는 신(神)의 특성과 자연환경의 연관성을 밝히는데 좋은 기제가 된다. 한 지역의 자연환경적 특성은 그 지역만의 독특한 민속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강릉단오제의 신(神)의 정체와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온 주신(主神)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다. 신라 말에서 고려에 이르기까지 단오제의 주신(主神)은 범일(梵日)로 여겨졌다. 그러나 조선에 이르러 김유신(金庾信)이 주신으로 좌정하게 된다. 이는 유교적 이데올로기에 의한 사회적 변화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단오제의 주신이 다시금 대관령 국사성황으로 여겨지는 범일(梵日)로 변화한다.
본 논문에서는 19세기 이후 범일(梵日)이 주신(主神)으로 좌정한 원인을 자연환경적 특성에 적응하고 이를 극복하려 한 강릉지역 주민들의 실제적인 노력에서 찾는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모내기법이 전파된 강릉은 농촌 공동체로 하여금 적은 노동력으로 많은 수확을 낼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자연적인 유수에 의존하여 논농사를 짓는(천수답) 비율이 현저히 높은 강릉지역의 특성 상 물을 얻기 위한 주민들의 수고가 절대적으로 요구되었다. 농민을 중심으로 한 마을 공동체의 대응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는 농민과 마을 공동체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불교와 유교적 이념이 더 이상 민중의 삶을 관장하지 못하던 조선 말, 오랜 세월동안 주민들의 의식에 자리 잡은 범일(梵日)은 다시금 단오제 주신으로 등극한 것이다. 범일(梵日)은 자연적 어려움을 극복한 강릉 농민들의 지위 향상을 나타내는 현신(現身)과 다름없는 것이다.
[주제어] : 강릉단오제 , 생태민속학 , 대관령 국사성황(大關嶺 國師城隍) , 대관령 산신(大關嶺 山神) , 범일(梵日)